문명과 수학

인류 역사에서 수학은 정신 세계와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고대 그리스의 유클리드가 정립한 기하학 공리 체계는 서구 문명에서 사고의 기본 틀을 형성하였고,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미적분학은 근대 과학 기술 문명의 모태가 되었다. 튜링과 폰노이만이 창안한 컴퓨터는 현대인의 삶의 방식마저 바꾸고 있다.
수학은 모든 분야의 기초 이론에 응용되는 가장 기본적이고 오래된 과학 중의 하나이다. 물리, 화학, 생명 과학, 천문학 등의 자연 과학과 기계, 전자, 화공, 전산, 의학, 경제학 등의 응용 과학은 수학이 없으면 제대로 일어설 수 없다. 수학자들은 새로운 수학 이론을 창조하고 경제, 과학, 공학, 의약학, 경영 관련 문제들을 수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해결한다. 수학 전공자만 수학을 공부하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

수학적 업무는 두 가지 분야로 나누어 질 수 있다. 이론 수학과 응용 수학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류는 명확하게 구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종종 겹치는 경우가 있다. 이론 수학자들은 새로운 이론과 기존 수학 이론들간의 새로운 관계를 개발함으로써 수학을 발전시킨다. 수학 지식의 실용적인 사용을 고려하지 않고 기초 지식을 증가시키는 일을 하지만 이런 순수, 추상 지식은 문명을 발전시키는 기초가 된다. 응용 수학자들은 경영, 공학, 의학, 사회 과학에서의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정형화시키기 위해 수학적 모델링, 컴퓨터 사용 같은 이론과 기술을 이용한다. 산업의 연구와 개발 분야에서 일하는 응용 수학자들은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수학적 방법을 개발하고 강화한다.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자연 과학이나 공학, 그리고 경제학 등의 사회 과학과 경영학에서는 언어의 역할을 한다. 수학은 또한 인류 지성이 이룩한 문명의 정점으로서 이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교양인이 되기 위한 필수 덕목이기도 하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수학은 다른 학문과 유기적 연관 관계를 맺고 있다. 관찰을 통하여 무늬를 찾아 그림으로 그려 내는 작업은 생물학의 영역과 이어진다. 그림에서 패턴을 찾아내고 패턴이 쌓여서 만들어 내는 자연의 구조, 즉 프렉털은 화학의 영역에 활용된다. 여기에 시간의 개념을 적용하면 패턴이 만들어지고 붕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힘과 법칙이 적용되는 물리학의 영역에 해당한다. 패턴이 붕괴되어 카오스의 세계가 펼쳐지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높은 차원에서 현상을 관찰할 수 었어야 한다. 차원 높은 사고 체계를 갖추려면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힘과 법칙 속에서 자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 것인지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수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