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기반의 수학책

수학 교육의 표준
DT 기반의 수학책

창의력은 예측 능력이면서 생존 능력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끄집어내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찾아보면 ‘끄집어내다’, ‘기르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 스스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재주를 하나씩 가지고 태어난다. 그 재주에 이름을 굳이 붙인다면 ‘창의력의 씨앗’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창의력의 씨앗은 부모가 물려준 것이다. 창의력은 새롭게 길러지는 대상이 아니라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태어난 저마다의 독특한 재주이다. 즉, 창의력은 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대상이 아니다. 전 세계 수학 교육의 흐름은 아이들이 저마다 가지고 타고난 창의력의 씨앗이 싹을 잘 틔워서 온전한 열매까지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창의력이란 무엇일까? 창의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능력, 들리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능력, 가 보지 않고서도 마치 가 본 것처럼 꿰뚫고 있는 능력이다. 창의력이란 한 마디로 예측 능력이고 생존 능력이다. 아이들이 저마다 가지고 태어난 재주인 창의력의 씨앗이 싹을 잘 틔우고 온전한 열매로 맺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람직한 수학 교육이 그 해법이며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많이 본 아이가 보이지 않아도 더 잘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들려주어야 한다. 많이 들어 본 아이가 들리지 않아도 더 잘 들을 수 있다. 아이들로 하여금 여기저기 많은 곳을 가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많이 가 본 아이는 가 보지 않고서도 마치 가 본 것처럼 세상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생긴다. 즉, 바람직한 수학 교육은 아이들에게 많이 보여 주고 많이 들려주고 많이 가 보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대상은 자연이 되어야 하며,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자연을 온전하게 체득하게 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는 일련의 연습 과정이 되어야 비로소 바람직한 수학 교육이 구현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

1823년 독일의 천문학자 하인리히 올베르스는 “만약 우주의 끝이 없고 빛을 내는 별들이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다면 밤하늘도 별빛에 의해 밝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올베르스의 역설이다. 올베르스의 역설을 해결하는 실마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과학자가 아닌 미국의 시인 애드거 앨런 포가 제공했다.

포는 광활한 우주 공간에 별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을 수 없어서 우주 공간의 대부분이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별에서 방출된 빛이 우리에게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날에는 무척 논리적인 생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당시에는 시인의 헛소리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켈빈과 허블에 의해 우주가 팽창하기 때문에 별빛이 우리에게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포의 주장이 단순한 가설이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과거 시대나 사회를 직접 경험해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독서를 통하면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여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다. 인문학은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관한 것을 다룬다. 한 사람이 얼마나 창의적인 삶을 살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거룩하고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인문학이다. 전 세계의 표준이 되는 수학 교과서는 자연의 체득과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도록 내용이 구성되어야 한다. 이를 통하면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태어난 재주, 창의력의 씨앗을 온전한 열매로 맺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온전한 열매는 어떤 형태로 드러날까? 국가적인 차원에서 창의력의 열매는 그 나라의 미래를 보전하는 첨단 산업 기술자를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열매는 아이들마다 가지고 태어난 재주에 걸맞은 직업이 무엇이며,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인지를 알려 주는 미래 직업 선택의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수학 교육은 국가의 생존이라는 중대한 문제와 맞물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수학은 단순한 문제 풀이가 아니다. 수학은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는 학문이고, 바람직한 수학 교육은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는 일련의 연습 과정이다.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자연을 많이 접해 보아야 한다. 자연의 체득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또한 패턴과 패턴 붕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높은 차원의 시야도 가져야 한다. 이것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온전한 이해, 즉 인문학적 소양이 갖추어졌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야만 인간을 행복하게 해 주는 기계, 기술 장치, 즉 첨단 산업의 원천 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수학은 모든 첨단 산업의 원천 기술이다. 수학은 그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의 수학의 역할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소통이 없으면 혁신을 이룰 수 없다. 오늘날 전 세계를 이끌어가는 IT 기업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교사들이 가르쳐 주고 싶은 교육만을 자신들이 받고 있다고 불만이다. 아이들은 교사들에게 항변을 한다. 교사가 시험 문제를 출제할 때,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달라고 한다. 교사와 아이들 사이에 소통이 없음을 전적으로 드러내는 광경이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교사들은 가르치는 것을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호기심이 많아 무엇이든지 배우려고 하기 때문에 교사들은 어김없이 잘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칠판과 책을 똑똑하게 만들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나깨나 교사들의 생각이 이렇다. 스마트 전자 칠판과 디지털 전자 스마트 교재는 교사들에게 있어 교육의 편리함을 가져다준다. 물론 이런 똑똑한 교육 자료나 도구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수많은 IT 교육 기업이다. 이런 성과물은 고스란히 교사들만이 주관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므로 모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의 주된 재료인 책이 아이들에게 진정 도움이 되려면, 아이들과 교사들 사이에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여기서 책은 굳이 똑똑할 필요가 없다. 책은 교사와 아이들 사이에서 소통의 채널이 되면 그만이다. 책이 진정으로 소통의 채널이 되려면 책은 자연 언어, 문화, 자연의 체득과 인간과 사회,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어야 한다.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 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산업화 과정을 ‘1차 산업 혁명’이라고 부르고, 1870년 전기를 이용해서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시기를 ‘2차 산업 혁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인터넷과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화 및 자동화 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 혁명’에 이어,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통해 실상과 가상이 통합되어 사물을 자동적이고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4차 산업 혁명’이라고 부른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필요로 하는 수학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푸는 일은 기계에게 맡기면 된다. 4차 산업 혁명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창의’와 ‘융합’이다. 한 가지 지식이나 기술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러한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수학 교육도 새롭게 변하고 있다.